나만의작업실

09. 데루데루 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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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 ph.D

2025.07.16 17:46

조회수 70


てるてる坊主

 (てるてるぼうず, 데루데루 보즈)

-비가 멎고 맑은 날씨를 불러오는 인형-




아침부터 비가 내려 거실 화분들을 데크로 내놓았습니다.

영양분 가득 머금은 빗물을 흠뻑 먹는 날이네요.


누리는 비 오는 날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비만 오면 집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요.


아~ 누리야, 원래 모델은 어떤 상황에서도 웃어야 해!

사진은 기본 100장은 찍어야 진짜 프로지!


요즘 SNS에 푹 빠져 있는 큰언니를 위해

억지로 모델 포즈를 잡아준 누리. 표정이 점점 안 좋아지네요.


오늘은 누리를 위해,

비가 그치고 맑게 개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데루데루 보즈(てるてる坊主)’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데루(照る, てる)는 햇빛이나 달빛이 쨍하게 비치다는 뜻이고,

보즈(坊主, ぼうず)는 스님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데루데루 보즈를 직역하면, ‘쨍쨍 스님’쯤 되겠네요. 귀엽죠?


 우리나라에서 달고나를 지역에 따라

 ‘쪽자’, ‘뽑기’, ‘띄기’처럼 다양하게 부르듯,

 일본에서도 데루데루 보즈를 지역마다 다르게 부른다고 해요.

 「데레데레 보즈(てれてれ坊主)」

 「데레레 보즈(てれれ坊主)」

 「데루데루 호시(てるてる法師: 쨍쨍 법사)」

 「히요리 보즈(日和坊主, 화창한 스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데루데루 보즈는 다음 날 맑은 하늘을 기원하는 작은 소망을 담은 인형이랍니다.


“데루데루 보즈는 일본 고유의 풍습일 거야”

 라고 생각하는 분도 많지만, 사실 그 뿌리는 중국에 있어요.


중국에는 ‘소청낭(掃晴娘)’이라는

전설 속 소녀를 본뜬 인형을 걸어

비가 멎고 해가 나기를 기원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소청낭은 긴 장마를 끝내기 위해

비의 신인 용신이나 동해용왕의 아내가 되어

비를 멈추게 했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자신을 희생해 사람들을 구한 이 이야기는 일종의 인신공양(人身供養). 

즉, 누군가를 제물로 삼아 재난을 막는 전통적 믿음이 담겨 있는 셈이죠.


중국의 소청낭 풍습이 일본에 전해져

일본식으로 변화한 것이 지금의 데루데루 보즈라 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 장마가 계속되자 비에 지친 한 영주가

“불경을 외우면 반드시 해가 뜬다”는 소문을 듣고

스님에게 비를 멈춰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스님은 간절히 기도했지만 비는 멈추지 않았고

화가 난 영주는 그만 스님의 목을 베고 말았죠.

스님의 머리를 하얀 천에 싸서 매달았더니

다음 날 정말 맑게 개었다는 일본식 전설이 있습니다.


살짝 무서우면서도 신비로운 여름 전설이 담긴

데루데루 보즈입니다.

불교문화가 깊은 일본에서는 소녀 대신

특별한 힘을 지닌 ‘스님(坊主)’이 그 주인공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오늘도 하루빨리 비가 그치길 바라며,

누리의 산책 사진을 함께 나눠 봅니다. ☀️

데루데루 보즈처럼 따뜻한 햇살이 모두에게 찾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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