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05. 누리? 김누리!
누리 ph.D
2025.07.12 12:23
조회수 110
속인주의(属人主義, ぞくじんしゅぎ)
속지주의(属地主義, ぞくちしゅぎ)
저는 ‘김’ 씨입니다.
그래서 우리 반려견의 이름도 ‘김누리’입니다.
나른한 주말 오후,
제가 누리에게 “우리 김 씨 집안에서 제일 예쁜 강아지~”라고 하자,
옆에서 커피를 마시던 동생이 조용히 한마디 했습니다.
“꼭 사람들은 반려동물에게 자신의 성을 붙이더라.”
그 말을 듣고 나니, 문득 생각이 스쳤습니다.
맞아요. 일본에서는 반려동물에게 성을 부여하는 일이 드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이 동물을 덜 사랑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법적으로는 한국보다 동물복지 제도가 더 잘 갖춰져 있는 편입니다.
그런데 왜 한국인인 저는 우리 막내가 '김누리'이길 바랄까요?
오늘은 그 이유를 ‘속인주의’와 ‘속지주의’라는 문화적 개념을 통해 살펴보려 합니다.
법학적 정의로 보자면,
- ‘속인주의’는 부모의 국적에 따라 자녀의 국적이 결정되는 원칙입니다.즉, 혈통 중심의 사고입니다.
- 반대로 ‘속지주의’는 자녀가 태어난 장소에 따라 국적이 결정되며, 사회적 소속 중심의 사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화적 관점에서 본다면,
한국은 속인주의적 문화를 지녔습니다.
혈통과 가족, 그리고 같은 성씨를 중요시하죠.
그렇기에 개인이 결혼하거나 환경이 바뀌어도 자신의 성을 쉽게 바꾸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속지주의적 문화에 더 가깝습니다.
사람들은 사회적 위치나 환경 변화에 따라 성씨를 새롭게 부여받기도 하고, 법적으로 성을 변경 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국시대를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원래 성씨가 ‘하시바(羽柴)’였지만, 통일 이후 천황에게 ‘도요토미(豊臣)’라는 성을 부여받았습니다. 신분(소속)의 변화에 따라 성도 변경된 것입니다.
현대 일본에서도 가족 구성원 모두가 서로 다른 성을 가질 수 있으며,
개인이 자신의 성을 바꾸는 데에도 비교적 유연한 태도를 보입니다.
이렇듯 일본은 혈통 = 가족 = 같은 성이라는 인식이 한국보다는 훨씬 약하기 때문에,
반려동물에게도 굳이 ‘성’을 붙여 부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인 저는 ‘김누리’라고 불러야 비로소 누리와 같은 ‘가족’이 된 것만 같고,
누리에게 덜 미안해지는 것 같아요.
저에게 누리는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니라, ‘우리 김씨 집안의 막내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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