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봉숭아가 자라는 중💐 그리고 아빠
대추추
2025.04.29 10:40
조회수 24
올해는 봉숭아 꽃을 볼 수 있겠다.
씨를 많이 받아놔야지🙆♀️
나는 대학생 때까지 열 손톱과 발톱에
아빠가 봉숭아 물을 들여줬다.
기숙사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도
독립해 살며 대학교를 다닐 때도
여름에 부모님댁에 가면 항상 아빠가 물어봤다.
봉숭아물 들어주랴?
어느 여름밤 나는 열 손가락을 쫙 펴고
아빠와 마루에 걸터 앉아있다.
아빠는 또 작품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봉숭아 꽃과 잎을 찧어 내 손톱에 잘 올리고
밭에서 쓰다남은 작물덮는 비닐조가리를 길게 잘라서
손톱마다 칭칭 감아주고는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그 상태로 하룻밤을 잔다.
내용물을 너무 많이 올리면 뭉게져서
손톱주변 살까지 김칫물처럼 벌겋게 물이 드는데
어릴 땐 그게 어찌나 보기싫던지
아빠아 살에 안닿게 해달라니까아 잉잉잉
투덜대며 어린 꼬맹이는 학교에 간다.
살갗에 물든 봉숭아 물은 열흘정도 가는데
아침마다 금방 빠진다고 예쁘게 잘 됐다고
내 엉덩이를 토닥거리며 책가방을 들려주던 아빠
아빠는 나를 그렇게 키웠다.
내가 막 태어나 집에 왔을 때도
너무 천장만 보고 누워있으면 뒷통수가 안 예뻐진다고
시간 맞춰서 왼쪽 오른쪽으로 눕혀놨다고
내가 그런 아빠의 마음을 평생 헤아릴 수 있을까
4월은 아빠의 기일이 있어서
봄바람이 살랑살랑 따뜻해질때면
더 아빠 생각이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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