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작은 섬 같다

일오세
2023.06.22 21:20
조회수 320

당첨 운 같은 거 좀처럼 없는 편인데 요즘 운이 좋네요. 덕분에 비일상적인 즐거움으로 가득한 일상입니다. 이벤트에 당첨되어 눈여겨보던 브랜드의 화분을 선물받게 되었어요. 생각보다 작은 화분이라 당황했지만 꽃 시장 상인분들은 언제나 답을 찾아주시기에, 한 손에 화분 하나 달랑 들고 산책을 나섰습니다.
허리디스크 환자라 밥 먹고 30분 산책은 필수인데 왜 매번 꽃 시장 가는 길로 산책하는지 저는 모릅니다, 정말 몰라요🙄

단골 가게가 서너 군데 있는데 오늘은 야생화를 파는 가게에서 식물을 구매했어요. 짜보라는 식물인데요. 커다란 짜보는 가격이 비싸기도 하고, 저는 하찮은 귀여움을 좋아하니까요. '5만원짜리 짜보가 되려면 앞으로 2년은 더 키워야 하는' 2만원짜리 애기 짜보를 데려왔습니다.

흐흐. 너무 귀여워요.
이렇게 저도 분재의 세계에 입문했습니다. 사실 그전에는 분재를 왜 키우나.. 싶었어요. 쭉쭉 하루가 다르게 크는 식물을 보는 게 식집사의 낙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몇 년이 지나도 크게 자라지 않는 분재는 무슨 매력이 있을까 싶었지요. 그런데 이제 알 것 같습니다.

다 각자의 속도가 있다는 거겠지요.
다 자기만의 색이 있다는 이야기겠지요.
손대는 것마다, 시작하는 것마다 멋들어지게 해내는 친구가 있으면 달팽이같이 느리게 가는, 분재처럼 느리게 크는 저 같은 사람도 있는 거겠죠. 몇 년 동안 성장하지 않고 그대로인 것 같아 보여도 뿌리는 어느새 화분을 가득 채우고 목대는 조금씩 두꺼워져서 어엿한 나무가 되고 있는 중일 겁니다. 지금의 저도 그렇다고 믿고 싶어요.
이렇게 분재의 매력을 알아갑니다. (그리고 저의 매력도?😘)
화분의 모양과 색, 질감 때문에 나무 한 그루 심어진 작은 섬 같아 보여요.
작업실의 외딴섬, 잘 키워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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