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inHOME] ep.09 레코드와 책과 고양이가 있는 집

2023.11.17 17:01 조회수 941

about 2inHOME [2inHOME]은 집에서 2가지 자아로 살아가는 크리에이터를 인터뷰합니다. ‘일하는 나'와 ‘생활인 나' 또는 ‘본캐’와 ‘부캐’ 등 두 가지 자아가 대비되고 때론 블렌딩되며 펼쳐지는 그 사람만의 삶의 철학, 반짝이는 영감을 담습니다.


ep.09 레코드와 책과 고양이가 있는 집

17년째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fnt를 운영해오고 있는 이재민(@round.midnight)은 오래되고 다양한 물건을 모으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의 집에는 무려 2천여 장의 레코드 콜렉션, 오래된 만화책과 프라모델, 어느 여행지에서 사온 빈티지 소품들로 가득하죠. 레코드에서는 모던 재즈가 흘러나오고 세 마리의 고양이가 선반 위를 걸어다니는 집. 얕고 넓게 펼쳐둔 물건들로부터 영감과 에너지를 받는다는 디자이너의 집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레코드와 고양이가 있는 수집가의 일상


“안녕하세요. 저는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fnt를 운영하는 디자이너이자 수집을 좋아하는 사람, 이재민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세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어요.”



“저희 집은 거실과 방 두 개로 이루어진 서울 중구에 있는 평범한 아파트예요. 제가 갖고 있는 물건들을 최대한 얕고 넓게 배치할 수 있도록 한 벽 선반들이 특징인데요. 구조적으로는 고양이들의 본능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설계했어요.”



“저의 아침은 고양이들과 아침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해요.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고양이 식사를 챙기는 일이죠. 그리고 평일엔 주로 출근을 해서 집에 없지만, 주말에는 청소도 하고, 새로 택배 온 레코드도 들어보면서 주로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저는 일과 일 바깥의 삶이 분리되길 바라는 편이에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일을 집으로 가져오지 않으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엔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느슨하게 할 수 있는 종류의 일도 집에서 주로 하고 있어요.”




🪆찾고, 사고, 모은 물건들로 세상과 소통하기


Q. 주로 어떤 것들을, 왜 수집하나요?

A. 대표적인 건 아무래도 레코드죠. 세어보니 총 2,000장 정도 보유하고 있더라고요. 만화책이나 쇼와 시대 빈티지 프라모델도 좋아해요. 디자이너든, 글을 쓰는 사람이든 뭔가를 표현하고 발산해야하는 사람들은 내가 뭔가 받아들인 것이 있어야 밖으로 표현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물건을 찾고, 사고, 모으는 과정들도 제가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 중에 하나라고도 볼 수 있어요. 제가 만들어내는 디자인이나 시각적인 결과물들도 결국 제가 어렸을 때 즐겨 읽고 봤던 것들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레코드든 만화책이든,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나를 이어주는 데 단서가 되는 물건들이라면 그게 뭐든 자꾸 사서 집에, 제 옆에 두려고 하는 것 같아요.



Q. 그 많은 LP들은 어떻게 정리하고 보관하나요?

A. 사실 우리가 디지털 매체를 거치면서 색인이나 검색에 너무 익숙해져버렸잖아요. 아무리 물리적인 실체가 있는 매체라고 할 지라도 저만의 접근법이 있어야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크게는 상위댑스는 장르, 하위댑스는 알파벳 색인을 해두었어요. 제가 갖고 있는 레코드 중 6~70%는 모던재즈거든요. 그러다보니 가장 큰 장에는 모던재즈 장르를 모아놓았고, 알파벳과 색인을 직접 만들어서 전부 꽂아놓았더니 뭔가 꺼내서 들으려고 할 때 덜 막연하더라고요.

그리고 저 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수집하는 사람들은 공감하실텐데 이게 내가 갖고 있는 아이템인지 불분명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도 방법인데요. 보통 레코드는 ‘디스콕스’라는 사이트에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을 버전별로 기록해놓기도 하고요. 블루노트 같은 카탈로그가 명백한 레이블의 음반들은 구글 스프레드 시트에 목록을 붙여넣고,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들을 체크하는 식으로 관리를 하고 있어요.



Q. 재민님에게 집에서 음악을 듣는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A. 저는 음악에도 두 종류가 있다고 생각해요. 여럿이 함께 즐기는 음악과 혼자 오롯이 즐기는 음악. 저는 후자를 즐기는 편이고요. 그리고 음악을 감상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엄청난 장비를 엄청난 공간에서 즐기시는 그런 분들이 있는 반면 저는 제가 가진 환경에 맞게 음반이라는 알맹이, 콘텐츠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테이블도 생활감이 생길수록 매력적이 되듯이, 내가 언제 이 음반을 사서 언제 처음 집에서 재생했는지에 대한 내 기억에 남아있다는 게 저에겐 중요하거든요. 내 생활을 중심으로 향유할 수 있는 음악 감상을 선호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Q. 좋아하는 것으로 가득한 집에 산다는 것의 의미

A. 제가 갖고 있는 레코드나 물건들은 다 저한테 어떤 징표들이에요. 어떤 건 할아버지 유품이고, 어떤 건 친구가 생일선물로 준 것이고. 그런 기억들이 물건에 다 남아있어요. 그래서 저는 그것들을 되도록이면 보이지 않게 수납하는 게 아니라, 얕고 넓게 펼쳐두는 걸 좋아하는 거 같고요. 순간 순간 문득 시선이 닿는 곳에서 불현듯 떠오르는 기억이나 감정들이 있어요. 그런 것들이 저한테는 밖에 나가서 일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에너지의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 좋아하는 일을 오래 지속하는 것과 고양이의 상관관계


Q. 서재에선 보통 무엇을 하나요?

A. 여기는 원래 레코드를 보관하고 음악 듣는 용도로 계획했던 방이었는데, 해가 잘 드는 계절이 되고 서재에 있던 턴테이블을 거실로 옮겼어요. 그래서 이곳에선 간혹 급하게 데스크탑으로 해야하는 일을 하곤 해요.


Q. 본업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fnt라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파트너들과 같이 여러가지 디자인 업무들을 하고 있어요. 현대백화점, JTBC,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 국제아트페어, 서울레코드페어 등등 주로 브랜딩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어요.


(출처: https://studiofnt.com/)


Q. 디자인이라는 일을 꾸준하고 오래 지속해온 비결은?

A. 어느새 디자인 일을 한 지 17년이 넘었네요. 저는 사실 일을 견뎌내야하는 무언가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아요. 까다롭지 않게 환경에 잘 적응해온 덕분인 것 같기도 해요. 그게 뭔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의 덕목이자 일을 오래 할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요?



Q. 내가 하는 일에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힘은 무엇일까요?

A. 모든 사물과 존재는 돌아갈 곳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물건을 썼다면 충전을 해야하듯, 저도 제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와서 고양이들도 돌보고 청소도 하는 등 일상을 느긋하게 살아갈 곳이 있다는 게 집의 존재 이유이지 않을까요?

고양이들이 가만히 식빵 굽는 자세로 있는 게, 공간의 에너지를 정화시키는 기능을 한다는 얘길 어디선가 흘려들은 적이 있어요. 물론 과학적인 근거는 없겠지만, 저한테는 집과 고양이가 어느 정도 그런 역할을 해주는 건 맞는 것 같아요.




🏡 재민에게 집이란?

“나에게 집은 마땅히 되돌아가야 할 곳.”

힘들고 지칠 때 돌아갈 곳, 내 한 몸뚱이 누일 곳. 그런 의미 만으로도 그 사람의 활동의 근간이 되어주는 곳이 바로 집이 아닐까요.




🪐 2inHOME 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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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𝗻𝘁𝗲𝗿𝘃𝗶𝗲𝘄𝗲𝗲 Jaemin Lee

𝗙𝗶𝗹𝗺 & 𝗘𝗱𝗶𝘁 YOZMSA

𝗗𝗲𝘀𝗶𝗴𝗻 Jaehyung Park

𝗣𝗿𝗼𝗱𝘂𝗰𝘁𝗶𝗼𝗻 SIDE Colle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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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6 08:39

    와 멋진 공간이네요!!

  • 2023.12.05 17:17

    서울레코드페어 브랜딩 디자인을 하신 분이군요. 멋지십니다!

  • 2023.12.05 14:02

    모든 게 일률적인 인테리어 디자인과 소품들을 보다 이렇게 오래된 수집품들로 가득찬 편안한 공간을 보면 마음이 쏙 ❤️

  • 2023.11.30 16:14

    와..~ 저게 바로 미니멀보다 어려운거 아닌가요..물건하나하나 애정이 느껴져요

  • 2023.11.26 03:01

    멋있는 공간이네요 좋은 영감 받고갑니다🫶

  • 2023.11.24 08:44

    물건이 많은데, 복잡하지 않네요! 완죤 신기해요~^0^

  • 2023.11.22 23:23

    그 많은 물건들이 계속 모이는 게 신기합니다-

  • 2023.11.22 22:35

    와..좋아하는 물건들이 완벽하게 정리되어있는 모습에 저도 자극받아~정리를 해야겠어요~

  • 2023.11.22 02:03

    와우..

  • 2023.11.22 00:10

    정리에 놀라고 갑니다👍

  • 2023.11.21 22:58

    거실인 듯한 공간의 사진이 인상적이에요!

  • 2023.11.21 20:57

    냥이 짱!!!

  • 2023.11.21 20:23

    그 와중 정리의 신 ㅋㅋ

  • 2023.11.21 10:27

    좋아요

  • 2023.11.21 09:01

    LP짱이네요

  • 2023.11.21 07:26

    부러운 라이프 스타일이네요

  • 2023.11.20 21:21

    좋아요 ^^

  • 2023.11.20 11:43

    와 ! 수집도 수집인데 정리도 너무 갓벽 !!

  • 2023.11.20 09:06

    공간이 아늑해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요?
    온기가 그득 느껴집니다

  • 2023.11.20 08:38

    1/10 이나 있을까 싶지만.. 중요한건 레코드의 장수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반의 바운더리가 그만큼 넓고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 골라서 들을 수 있는 선택지가 많은 것이겠네요.
    공간도 이쁘고 멋집니다.

  • 2023.11.19 21:08

    드림 작업실..

  • 2023.11.19 16:27

    와.. 저렇게 수집해놓으니 집안 곳곳에 귀한보물처럼 느껴지실거같네요😍

  • 2023.11.19 12:42

    고양이 자세 좋은데요 ㅎㅎ

  • 2023.11.19 10:08

    멋져요!

  • 2023.11.19 09:53

    멋있어요!

  • 2023.11.19 09:34

    와 LP 2000장 너무너무 대박.. 야옹이까지 있어서 진짜 꿈의 집입니다. 저도 나중에 저렇게 살고싶어유

  • 2023.11.19 08:24

    일상을 느긋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내가 되돌아갈 곳.

  • 2023.11.18 21:50

    낭만 수집가네요:)

  • 2023.11.18 18:06

    소품이 많은데도 단정해 보이는 매직ㅎㅎ

  • 2023.11.18 12:42

    디자인을 하신 지 17년이라니!! 대단하심 😆

  • 2023.11.18 11:32

    LP와 책과 고영희님은 증맬 🤎

  • 2023.11.18 10:00

    냥이들도 깔끔한걸좋아하나바요

  • 2023.11.18 04:10

    안락한 성지

  • 2023.11.18 01:55

    고양이와 예쁜집 너무 좋내요

  • 2023.11.18 01:49

    캬ㅑㅑ 집 너무 이뻐요! 공간들두 이쁘구 냐옹이들은 더 이쁘네요🤍

  • 2023.11.18 00:04

    집이 정말 예쁘고 아늑하네요. 따수워요.

  • 2023.11.17 20:53

    정말 멋진 분들이 많네요!! 깔끔하게 정리된 공간이 너무 따뜻하고 보기 좋아요🩵

  • 2023.11.17 20:41

    고양이 너무 귀여워요! 어쩐지 인터뷰에서 고양이를 사랑하는 재민님의 마음이 느껴지네요. 영상에는 고양이가 더 자주 등장해서 좋아요😻

  • 2023.11.17 18:51

    너무나도 멋진 삶이네요.

  • 2023.11.17 18:16

    와 정말 로망의 집이네요.. lp 정말 부러워요..! 고양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