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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루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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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만나는 베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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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한 일로부터 뻗어 나가는 관심을 무럭무럭 키웁니다. 좋아하는 것은 명확히 좋아하고, 나머지는 궁금해하고 또 배웁니다. 다정님의 최대 관심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삶을 이롭게 하는 기술을 채워 나가는 생활 기술 전수자라 소개합니다. 베이글 굽기는 다정님의 삶의 태도를 가장 잘 대변하는 생활 기술입니다. 

정다정

집에서 베이글을 굽는 집스터

본업
생활기술 전수자
부캐
농부시장 마르쉐 
집스터 일과
바느질, 숟가락 깎기, 채소 요리, 텃밭 가꾸기, 일상 관찰하기



SNS를 둘러보면 대략 직업이나 취미가 드러나곤 해요. 그런데 다정님은 도무지 파악하기가 힘들었어요.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 것 같았거든요. 우선 다정님의 본업이 궁금해요. 

지금의 직업에 이르기까지 여러 직업을 거쳤어요. 그러던 중 직업이 나를 대변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를 내세우지 않으려 했어요. 저는 현재 농부시장 마르쉐에서 일을 하고 있답니다. 


그곳에선 어떤 일을 담당하고 계세요? 

입사했을 때 동료들과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은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요. 저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았고요. 마르쉐가 단순하게는 물건을 구입하는 곳이지만 ‘대화하는 농부시장’이라는 모토 아래 운영되고 있기에 저의 관심사와 맞닿아 있었죠. 최근엔 유기물의 순환이라는 주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유기물의 순환이요? 좀 더 설명해 주세요. 

네 프로젝트 명은 ‘퇴비 클럽’이에요. 유기물이라는 것은 음식물 쓰레기를 칭해요. 우리는 늘 음식을 먹고 남은 것은 버리잖아요. 그것들을 잘 가름해서 발효시킨 후 땅으로 돌려보내는 것이죠. 마르쉐에서 재료를 구입한 소비자가 음식을 만들고, 그 후 나온 음식물을 모아 거름을 만들어요. 그리고 농부님의 땅에 보내는 방식이에요. 이렇게 소비자와 농부님이 다시 연결되며 순환하는 모습을 생각했어요.




본인을 생활 기술 전수자라고 소개하셨어요. 어떤 기술을 갖추셨는지 궁금해요. 

삶을 좀 더 풍부하게 만드는 일을 찾다 보니 하나씩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일들이 늘어났어요. 옷의 구멍을 바느질로 메꾸기, 숟가락 깎기, 채소를 더욱 맛있게 요리하기, 텃밭 가꾸기, 관찰하기 등의 기술을 갖고 있어요.(웃음)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 일, 직업으로 나를 내세우지 않는 것 등의 답변에서 다정님은 누구보다 ‘나 자신’에 집중하는 것이 느껴져요. 베이글을 꾸준히 굽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일까요? 

작년까지 프리랜서 생활을 했는데, 생각보다 제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제 생활을 유지할 만큼의 충분한 비용을 벌지 못하는 구조를 3년 정도 이어가던 중, 회사에 취직해 정기적인 일을 하고 생활비를 벌며, 내가 잘 하는 것들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취업이라는 게 제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잖아요. 매일 취업 공모를 살피고,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을 반복하니 스스로를 갉아먹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나를 유쾌하게 할 무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베이글을 접하게 됐어요. 


많은 빵 중에 베이글이 맘에 들었던 이유는요? 

잠들기 전, 내일의 아침을 기대하게 하거나 나를 기분 좋게 만들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러던 중 서촌의 경우의 수를 방문했는데, ‘자기 전에 반죽하고, 아침에 굽는 빵’이라는 문구가 참 맘에 들었죠. 반죽한 것을 아침에 구우면 향긋한 빵 내음을 맡을 수 있다는 점, 내가 먹고 싶은 것을 굳이 돈을 주고 사지 않더라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그래서 베이글 만드는 법을 배우고 매일 굽게 됐습니다. 하루에 8개를 굽는데 하나는 먹고, 나머지 7개는 친구들과 나눠요. 물물교환을 할 때도 있고요. 




물물교환이요? 

베이글을 만드는 행위가 저에겐 나를 잘 살게 하고자 했던 것이었어요. 한데 곁에서 지켜보던 친구들에게 저의 이런 의지가 전해졌나 봐요. 친구들도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겠죠. 베이글을 맛본 친구들이 종종 베이글을 판매하면 좋겠다는 말을 해줬는데, 세상에 돈이면 살 수 있는 것들이 널려 있는데 하나 정도는 돈이 있어도 못 사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제 베이글은 돈으로 가격을 메기지 않고 물물교환하고 싶다 하였더니 즐겁게 무엇을 나눌지 고민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생겼어요.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니 물 흐르듯 다음 이야기가 펼쳐지네요. 어떤 물건과 베이글을 교환하셨어요? 

비건 크림치즈, 책, 친구의 마음, 선의 등을 받았어요. 꼭 형질이 있지 않아도 ‘마음'이 충분하다면 베이글을 교환했어요. 


요즘도 매일 베이글을 구우시나요? 

매일 굽는 생활을 하다가 재미있게 몰입하던 차에 취업이 됐어요. 굽는 시간이 많이 부족하게 됐죠. 베이글은 완성되기까지 총 10시간이 필요해요. 반죽에 30분, 숙성에 8시간, 휴지에 1시간, 물에 튀긴 후 굽는데 30분이요. 요즘은 베이글을 굽는 여부에 따라 제 삶의 흐름을 살필 수 있어요. 마음의 여유가 10시간 정도 있으면 베이글을 구울 수 있고 없으면 못 굽는 건데, 요즘은 거의 굽지 못해요. 그래서 굽는 날엔 오늘의 삶을 잘 살아내고 있구나 하고 스스로 만족하기도 하죠.  




밀은 어떤 것을 쓰세요? 

다양한 우리 밀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일반적으로 밀가루는 한 종류라 생각하는데, 밀가루에도 이름이 있어요. 앉은키 밀, 스펠트밀, 남도 참밀, 금강 밀, 검은 밀 등등이요. 그 밀들에 대해 작년 농부시장 마르쉐에서 햇밀장 프로젝트를 통해 알게 되면서 관심을 갖게 됐어요. 베이글을 만들며 다양하게 써보고 싶어 밀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블렌딩하고 있어요.  


우리 밀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제가 밀의 종류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상태였어요. 처음엔 우리 밀을 이용해 맛을 체크해 보면 좋겠다 싶어 5:5, 7:3 등의 비율로 써보는 식으로 간단한 실험을 했어요. 그러다 요즘은 어떤 밀을 썼을 때 좋은 맛이 나는지 데이터 베이스를 만들고 있어요. 농부님마다 밀이 다르고 식감도 다르거든요. 기록 못한 것도 있지만 현재 수첩에는 47개의 블렌딩이 기록되어 있어요.




베이킹에서는 오븐도 중요하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베이글을 배울 때는 비교적 간단한 느낌이었고, 부품성도 좋았어요. 하지만 집에서 만들어보니 클래스에서 배운 대로 나오지 않더라고요. 오븐은 집에서 동생이 쓰던 것을 사용하거든요. 오븐을 사기에는 여러 가지 생활 기술과 취미를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중도 하차하는 것들이 많은 이유에서요. 제 오븐은 기능이 유려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안 쓰기에는 아쉽고요. 우리 밀 블렌딩 실험과 더불어 오븐의 기능도 함께 테스트하고 있어요. 베이커들은 빵을 만들 때 공간의 습도, 온도 등에 따라 오븐을 직접 조절한다고 해요. 저도 제가 속해 있는 환경에 따라 오븐을 스스로 통제해 보면 좋겠다 싶어요.  


다양한 종류의 베이글을 만드시잖아요. 대추와 호두를 넣은 정월대보름 에디션 베이글도 있고요. 

제가 일하는 곳은 제철 식재료들이 쏟아져 나오니, 재료들을 이용해서 만들면 좋겠는데 일하다 보면 바쁘니 한 달에 두 번 있는 절기를 기점으로 새로이 무언가를 도전하며 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 사실 바빠서 두어 번 하고 못하고 있어요. 다시 하고 싶은 작업인데 말이죠.

 

다정님이 베이글을 즐기는 방식이 궁금해요. 

처음 베이글을 오븐에서 꺼낸 뒤 누군가에게 줄 것을 생각하며 하나를 맛보기용으로 먹어요. 그 한 입이 너무 좋아요. 바로 나온 갓 구운 빵을 한 입 먹는 것이 저의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그간 만들었던 베이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우전차와 함께 맛보는 감태 베이글이요. 호기심에 베이글 위에 감태를 올려보았는데 맛도 생김새도 상상처럼 나와서 즐거웠어요! 


감태 베이글이라니. 상상이 안되는데요? 

당시 차밭으로 여행을 갔었어요. 차를 마시니 마음이 차분해지고 좋아 무언가 함께 먹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일이 지치고 힘들 때라 다식을 만들기엔 여력이 되지 않고, 제가 잘 만드는 베이글과 함께 즐기면 어떨까 했죠. 베이글 위에 무얼 얹어 먹음 맛있을까 상상하다 차의 비릿한 맛과 감태의 바다 향이 어울리지 않을까 해서 만들어보니 생각보다 어울리고 맛있었어요. 


베이글을 이용한 다양한 활동도 기획 중이실까요? 

베이글 위에 다양한 식재료를 쓰는 것도 즐겁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밀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더 커요. 그 즐거움을 종종 친구들에게 소개하곤 하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맛을 알았으면 좋겠다 싶어요. 가능하다면 다양한 밀 블렌드로 실험해 본 베이글 기록을 책으로 만들까 싶은데…당장 이번 주에 정시 퇴근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요? 고민이 돼요.(웃음) 


2023년도 벌써 상반기가 지났어요. 다정님의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시도하다 멈춘 절기 베이글을 이어가고 싶어요!



Tips

정다정이 기록한 47개의 밀 블렌딩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3가지

더불어 농원 앉은키 밀 8 : 양평 참밀 전립분 2

앉은키 밀은 처음부터 고소한 맛을 낸다. 양평 참밀은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함이 올라오는 밀이다. 베이글을 한 입 베어 물고 삼킬 때까지 고소한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싶다면 추천하는 비율.


고광표 농부 검은 밀 6 : 더불어 농원 앉은키 밀 4

검은 밀은 산미가 강한 맛을 낸다. 고소한 맛을 내는 앉은키 밀이 산미를 중화해 안정된 맛으로 만들어준다. 


이철규 농부님 검은 밀 6 : 일반 백밀 4

검은 밀은 부품성이 비교적 낮다. 일반 백밀을 섞으면 완성된 베이글의 부품성을 높여준다. 

Editor
Suji Kim
|
Photographer
Hoon Shin
|
Date
2023-10-27

    • Challe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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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21 20:56

    우와~

  • 2023.11.16 09:35

    직접 만든 베에글이라 더 맛있겠네요🥯

  • 2023.11.15 09:32

    와 대단하세요👍🏻

  • 2023.11.13 23:41

    인터뷰를 보고나니......냉동식품 데우는데만 쓰고있는 제 오븐에게 미안해집니다ㅠㅠ 다음 휴무때는 열심히 반죽해봐야겠어요 ㅎㅎㅎ

  • 2023.11.08 14:44

    마르쉐 이렇게 오래도록 살아남을줄 처음엔 몰랐는데 ^^ 꾸준한 이용은 못하고 종종 이용하지만 마음으로 응원하게되더라구요.
    다양한 직업이 많아지니 그 점이 가장 맘에 들어요. 멋진 직업 ^^

  • 2023.11.08 13:22

    손재주랑 인테리어도 눈에 확 들어오네요 정말 배울 점이 많은 분이시네요

  • 2023.11.07 16:00

    열심히 노력하시는게 보기 좋아요

  • 2023.11.05 20:15

    우와 너무 고급 기술을 가지고 계시네요

  • 2023.11.03 23:56

    베이글 정말 좋아라는 빵중에 하나인데 만들어 드신다니 대단하세요!! 저도 도전해보고싶네요 베이글ㅎㅎ

  • 2023.11.03 10:25

    저도 도전 ㅎ

  • 2023.11.03 00:41

    요즘 1일 1베이글인데 끊질 못하겠어요 ㅎ

  • 2023.11.01 17:24

    베이글을 굽는다니.. 정말 멋진 분이십니다..(나는 먹을 줄만 아는,,츄룹,,ㅎㅎ) 이런 분은 직업도 멋쟈,,👍

  • 2023.11.01 00:54

    베이글 쉬운것 같으면서도 어렵던데.. 대단하십니다~ 저도 언젠가는 집에서 굽굽 하는때가 오겠죠.. 🤤

  • 2023.10.31 20:12

    정말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분들을 라이프집을 통해 알게됩니당! 넘 감사해욤

  • 2023.10.31 15:27

    절기베이글이라니....!! 저도 맛보고 싶어요 ㅎㅎ

  • 2023.10.31 00:00

    베이글을 직접 만들어드신다니 👍 너무맛있을것같아요

  • 2023.10.30 19:15

    🤤..👍👍

  • 2023.10.30 13:51

    밀의 배합을 실험하는 것도 그걸 기록하는 것도 너무 좋아보여요. 일상에 꾸준히 기록할 거리를 만드는 것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 같습니다!

  • 2023.10.30 11:58

    ㄱ ㄱ ㅑ ! 베이글 완전 좋아하는데 ! 직접 만들어드신다니 너무 부러워요ㅕ !

  • 2023.10.30 11:15

    꺄 베이글 책 만들어주세요. 기다립니다 ^^

  • 2023.10.30 09:28

    물물 교환 넘 귀여워요

  • 2023.10.30 09:00

    빵굽는 냄새가 집안 가득 나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 2023.10.29 20:36

    빵굽는 냄새가 나는 집이라니..!

  • 2023.10.29 18:31

    크 베이글 굽는 삶 너무 멋져용👍

  • 2023.10.29 16:46

    '세상에 돈이면 살 수 있는 것들이 널려 있는데 하나 정도는 돈이 있어도 못 사면 좋겠다 싶었어요' 오오 너무 멋진 생각인 것 같아요ㅎㅎㅎ
    (완두콩 베이글도 귀여워요 ㅎㅎ)

  • 2023.10.29 13:52

    저는 오트밀빵을 자주 만드는데 베이글도 좋아 해요~
    단백하고 고소한 베이글이 군침 돌게 하네요~

  • 2023.10.29 03:22

    베이글 기록으로 만들어질 책 너무 기대되는데요🤎🤎

  • 2023.10.29 01:29

    맛있을것 같아요 ^^

  • 2023.10.29 00:16

    베이글 좋아하는데 넘 먹어보고 싶네용!

  • 2023.10.29 00:11

    전 베이글은 아직 초보입맛인데 또 새롭게 알아가네요~

  • 2023.10.29 00:00

    하트

  • 2023.10.28 23:20

    감태 베이글 신기하네요!! 먹어보고 싶어요ㅎㅎ

  • 2023.10.28 21:42

    베이글 나 완전 좋아하는데... 베이글 사랑해쥬셔서 감사합니다~

  • 2023.10.28 21:14

    마르쉐… 정말 궁금한 곳인데!! 오늘도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좋은 정보를 얻었어요~

  • 2023.10.28 20:01

    다정이라는 이름과 잘 어울리는 취미와 글이네요.

  • 2023.10.28 04:28

    우리밀 이름인듯한데 신기하네요. 그 미세하게 다른 맛 나는 구분가능할까 싶어져요